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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어벤저

2011/07/29 00:50 /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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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tain America: the First Avenger
퍼스트 어벤저
2011

- 미군이 인해전술 쓰는 영화

- 주요 개그포인트:
1. 미군의 인해전술
2. 히드라 군복(정확히는 헬멧)
3. 캡틴이 이끄는 부대의 먼치킨스러움(캡틴보다 이놈들이 더 대단하다!)

-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영화 템포가 아니라 코믹스 템포로 만들어졌다는 거다.
영화를 마치 만화보듯 보면 굉장히 재미있다. 이것저것 신경 안 쓰고 과장은 과장대로 받아들이고.
미국 만화를 영화로 만들 때 과장이라는 것은 표정이나 몸짓으로 표현되기보다는
슬로모션으로 표현되는 것 같은데(...) 여튼 영화 템포로 볼 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부분이 있다.

- 사실 이걸 어벤저스 프롤로그로 보면 정말 완벽하다.

- 게다가 코믹스 내용을 현실화하려고 별로 노력하지 않은 점에도 박수를 쳐 주고 싶다.

- 영화 후반의 시간도약(이랄까 냉동되었던 거지만) 씬은 너무 무미건조하다.
일본쪽에서는 비슷한 소재 가지고 눈물깨나 뽑는 스토리 엄청 많이 써 왔다.(대부분 에로게지만...)
뇌내보정을 한 번 거쳤더니 그 씬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졌다. 안타깝달까 서글프고 아련했다. 특히 마지막 대사가.
그런 씬을 그렇게 무미건조하게 그리다니 뭐하는 놈들이냐. 석고대죄해라.

- 2차대전 배경이라고 2차대전 고증 생각하면 매우 곤란하다. 대충 헬보이 보는 느낌으로 보도록 하자

- 대충 7/10정도 줄까? 무난한 영화. 별로 감상평도 쓰고 싶지 않은...

ps. 크레딧 후 보너스 영상 및 어벤저스 트레일러가 있다. 마음에 안 든다.
pps. 휴고 위빙은 왠지 모르게 모든 게 어설프다. 마스크가 특이해서 그런지 매트릭스 이후에는 감흥이 없다.
ppps. 미국의 컬러스킴은 참 좋다. 적청백. 정말 강렬하고 아트만들기 좋은 색깔배치다.
pppps. "워 본드 광고하고 다니는 군인"이라는 건 미국 흑역사 비슷한 것 같다. 아버지의 깃발에서도 그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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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9 00:50 2011/07/29 00:50
Tumnaselda .

X-Men: First Class

2011/06/24 16:16 / 영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2011)

언제부터였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최근 헐리우드 영화는 Marvel과 DC의 만화들을 영화로 만드는 데에 재미가 들려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는 대박도 있고 쪽박도 있죠. 대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이고, 쪽박은... 글쎄, 왠만한 사람은 이름조차 기억 못 할 영화일 테지요(결코 제가 기억이 안 나서 이러는 게 아닙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엑스맨을 위시한 여러 미국 만화(코믹스) 팬덤이 매우 얇았기 때문에 영화 그 자체의 재미만으로 평가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영화가 재미없더라도 원작 코믹스 팬이라서 보러 간다는 그런 상황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봅니다.

영화화된 엑스맨 시리즈는 쇠락을 거듭해 왔습니다. 첫 번째(X-Men)와 두 번째 영화(X2)는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지휘 하에 만들어졌고 그 중 두 번째 영화가 최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브렛 라트너 감독이 지휘한 세 번째 영화(X-Men: The Last Stand)와 개빈 후드 감독이 지휘한 외전격 영화(X-Men Origins: Wolverine)는 앞의 두 영화에 비해 훨씬 평이 안 좋더군요. 때문에 엑스맨 시리즈가 몰락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세간에 오르내렸습니다.

그러나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시리즈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X2와 비견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영화였습니다. 이전 영화와의 연계도 훌륭했고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힘이나 이야기를 시각화하는 능력도 출중했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엑스맨 시리즈의 구작들을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죠.

그래서 X-Men과 X2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이것입니다. 이전 작품들은 이안 맥켈렌과 패트릭 스튜어트라는 두 명배우1에 의해 이루어진 작품이고, 이번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감독이 구성해 낸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지 못하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다만 전작을 감상하면서 상기 언급한 두 배우의 아우라가 워낙 강하다 보니 오히려 다른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지 못했다고 느꼈습니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는 이런 스타 배우들이 없었기 때문에 배우들이 좀 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고 감독도 좀 더 자유롭게 영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엑스맨은 결국 능력자 배틀물(...)입니다. 각각의 인물이 개성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고 이 능력을 이용해서 다른 인물과 싸움을 벌이죠. 그러다 보니 각자의 개성도 워낙 강하게 표현되고, 때문에 이야기가 인물에 묻혀버릴 가능성, 그리고 인물과 인물 간의 개성 밸런스가 무너질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이 밸런스를 잘 잡아낸 것 같습니다.

이야기의 중요한 축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인류와의 갈등으로 인한 돌연변이와 돌연변이의 싸움입니다. 다만 여기서는 아직 매그니토가 브라더후드를 결성하기 전이고 따라서 상대편으로 헬파이어 클럽이 등장합니다. 헬파이어 클럽은 꽤나 레트로한 전형적인 악당단입니다. 평범한 인류, 헬파이어 클럽, 그리고 찰스 이그재비어 교수가 모집한 돌연변이 집단(아직은 엑스맨이라고 하기 어려운) 사이에서 어디에도 섞이지 못하고 반쯤 붕 떠 있는 인물이 바로 에릭 렌셔입니다. 이런 점에서 이 영화는 에릭 렌셔가 어떻게 매그니토가 되고 브라더후드를 결성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다른 주목할만한 인물로는 레이븐 다크홀름, 즉 미스틱이 있습니다. 미스틱은 3부작에서 조연이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인물인데,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는 좀 더 중요한 역할을 부여받습니다. 즉 다른 돌연변이와는 달리 외모 자체가 괴물처럼 변해버린 돌연변이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으며, 이러한 돌연변이들이 다른 돌연변이들과 겪는 갈등, 그리고 자기 자신의 모습에 대한 갈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미스틱과 비슷한 갈등을 경험하는 돌연변이가 행크 맥코이인데, 그는 엑스맨: 라스트 스탠드에서도 다루어진 돌연변이 치료제를 통한 평범한 인류로의 회귀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미스틱은 정말로 그래야 하는지 갈등하기 시작하죠.

벌써 수없이 많은 갈등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먼저 평범한 인류, 엑스맨의 전신, 그리고 헬파이어 클럽 간의 삼파전이 있습니다. 물론 평범한 인류 역시 소련과 미국이라는 슈퍼파워간에 냉전을 벌이고 있죠. 이 와중에 에릭 렌셔(매그니토)는 이 세 집단 어디에도 섞이지 못하고 떠돕니다. 또 레이븐 다크홀름(미스틱)과 행크 맥코이(비스트)는 자신의 외모로 인한 외부적, 내부적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게다가 두 명의 입장은 처음에는 비슷했지만 점차 대립구조로 변해가기 시작합니다. 이런 수없이 많은 갈등을 한 영화 내에서 다루고 또 깔끔하게 마무리지었다는 점은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항상 약간은 마음에 걸렸던 것이 바로 매그네토와 프로페서 X의 능력인데, 능력의 종류가 문제가 아니라 너무나도 강력하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러한 점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해결해주고 있습니다. 매그니토가 어떻게 해서 그토록 강력한 힘을 얻게 되었는지, 프로페서 X는 어떻게 해서 세레브로를 사용하게 되었는지를 말해줍니다. 이는 영화 내에서 헬파이어 클럽이라는 강대한 적을 물리치기 위해 인물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프리퀄로서 원작에서 표현된 강력한 돌연변이들이 어떻게 그런 힘을 얻게 되었는지 설명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 음악, 액션, 비쥬얼은 만족스럽다는 설명만으로 충분합니다.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 중 하나라도 부족했다면 영화는 완성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야기와 갈등구조를 보아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나온 미국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중 상위권에 랭크될 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다크 나이트가 독보적인 선두이고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와 엑스맨 2(X2)가 2, 3위를 다투며 스파이더맨 2가 3위에서 밀려나지 않으려고 안달하는 모습이 연상됩니다. 그 정도로 좋습니다.



한 줄 요약: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추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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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주역 중 하나인 울버린을 멋지게 소화해 낸 휴 잭맨도 이러한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Back]
2011/06/24 16:16 2011/06/24 16:16
Tumnaselda .

TRON: LEGACY

2011/01/04 19:13 / 영화
TRON: LEGACY
트론: 새로운 시작


간단한 느낌:
배경 컨셉은 어린이가 보기엔 약간 어렵고, 서사는 어른이 보기엔 약간 유치하다.
결국 상당히 매니악한 관객층만 보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캐릭터 행동의 개연성과 개성의 깊이가 부족하다. 이건 영화 길이의 한계일 수도 있겠으나 여전히 아쉽다.
그리고 이 영화는 트론 후속작인 척 하는 다프트펑크 영화다. 진짜다.

영화 추천용 설명:
영화의 배경 컨셉은 꽤 진한 공상과학 냄새를 풍기고 있지만
내용은 상당히 단순하고 개연성도 약하기 때문에 하드코어 Sci-Fi를 원한다면 비추.
그렇다고 웃음이 빵빵 터지는 것도 아니고 손발에 땀나게 하는 스릴러도 아니고...
오히려 펑펑 터지고 팍팍 죽이는 정통 블록버스터 영화에 가깝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도 최강의 아이캔디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준다.
다만 일렉트로닉 장르를 싫어하는 사람에겐 오히려 독.
아래 Derezzed 트레일러를 보고 OST가 마음에 안 든다면 절대 보지 말자.

그래! 좋은 말이 떠올랐다. 이 영화는 트랜스포머 류 영화라고 보면 된다. 이해 ㅇㅋ?
그러니 보려면 무조건 아이맥스 3D로 보자. 아이캔디를 일반화질로 본다는 게 오히려 손해다.


스포일러 포함 감상:
트론이라는 이름은 영화에서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전작에서는 어땠을지 몰라도).
아무래도 이 이름을 가져온 건 전작의 네임밸류를 계승한다는 의미가 크다.

전작을 본 사람들을 위한 요소가 꽤 많다.
전작 주인공을 연기한 제프 브리지가 이번 작품에서 동일한 배역을 맡아 연기.
제프 브리지는 아이언맨의 오바다이아 스테인(아이언 몽거)으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졌다(얼굴만은).
영화 내에 등장하는 기계(?)들의 디자인도 전작에서 따온 것이 많다.
TRON(1982) 트레일러를 본 후 TRON: LEGACY를 보면 이런 점을 더욱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영화 포스터나 완구가 나온다든지, 포즈가 비슷하다든지 여튼 여러가지로 눈여겨 볼 부분이 있다.

이 영화의 아이덴티티라고 하면 무엇보다도 라이트바이크 씬인데 정말이지 진정한 아이캔디.
디스크 전투는 생각보다 별로였지만 라이트바이크는 압권이었다.
마지막 전투기 도그파이트는 터렛이 병맛. 아오 터렛 진짜...
그냥 라이트바이크 컨셉을 가져와서 똑같이 적용했다면 더 멋있었을 텐데 참으로 아쉽다.

영화에서 클루의 오른팔이자 행동대장으로 나오는 린즐러는 다름아닌 변절한 트론.
다들 예상했듯 사랑과 우정의 힘으로 마지막 순간에 주인공을 도와준다.
이건 데우스 엑스 마키나도 아니고 그냥 개연성이 없는 것 뿐이다.
물론 초반에 주인공이 피 흘리는 거 보고 죽이려다 살리는 것도 있지만,
여전히 그 위치에서 그 정도까지 주인공을 몰고 간 후에 마음을 바꿔먹는다는 건 생각하기 힘들다.
무엇보다도 클루라는 캐릭터가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인데 그런 약점을 남겨두었을 거라고 생각하기 힘들다.

다프트펑크 씬에서 나오는 주스/캐스터는 상당히 리들러스럽다.
지팡이 짚고 다니는 것부터 행동하는 것까지. 심지어는 "riddle"이라는 단어를 말하기까지 한다!
너무나도 마음에 안 드는 캐릭터였고 존재가치조차 의심스러웠다.

영화에서는 쿠오라(쿼라?)와 린즐러, 클루와 케빈 플린을 라이벌로 붙여놓았는데
아무래도 전작 주인공 보정을 받은 린즐러 앞에 쿠오라는 대적이 안 되고...
차라리 캐스터 배역을 조금 수정해서 린즐러의 라이벌로 세우고
리들러스러운 분장을 조금 수정했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한편 케빈 플린이 전작 주인공 보정에 창조주 보정까지 전부 받아처먹었다는 점도 문제가 크다.
그야말로 진정한 데우스 엑스 마키나. 그냥 다 해먹는다.
뻥 하면 전기가 나가고 뻥 하면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등등 등등 등등.
영화 보고 나오는데 누가 "제다이질"이라고 하던데 그 말이 딱 맞다. 심지어는 복장도 비슷하다.
왜 위기상황에 그 능력을 써서 상황을 정리하지 않았는지 설명이 안 된다.

전반적으로 캐릭터에 깊이가 없고 행동에 개연성이 없으며 스토리를 억지로 끼워맞추려는 느낌이 들어서 아쉽다.

그리고 영화를 보다 보면 결과적으로 "공짜로 공유하는 건 안된다능!" 이라는 메시지가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케빈 플린의 목적은 자기가 만든 소프트웨어의 공유이고, 클루의 목적은 지구를 공유하는 것(...)
불법 카피 공유나 해킹으로 인한 기밀정보의 공유(최근의 위키리크스 사건 등)는 물론 안 좋은 것이지만
프리웨어를 제작해서 공유하는 것이나 카피레프트를 통한 공유 등은 개인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인데
서로 목적이 다른 두 가지를 비교해놔서 마치 둘 다 나쁘다고 하는 것만 같았다.

마지막으로 다프트 펑크 위엄 쩝니다.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다프트 펑크. 보면 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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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4 19:13 2011/01/04 19:13
Tumnaselda .

와하하하핫!!!!!

2010/08/04 11:52 / 영화
이젠 인셉션 리뷰를 마음대로 볼 수 있어!
이젠 스타크래프트 2 리뷰도 마음대로 볼 수 있어!

여러분 스타2에서는 제라툴이(략) 레이너가(략) 캐리건이(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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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4 11:52 2010/08/04 11:52
Tumnaselda .

대부(The Godfather, 1972)

2010/06/04 12:29 / 영화
영화를 보기 전에 이런 생각을 했다. 대부? 대부가 뭐지? 천주교의 그 대부? 그게 마피아랑 무슨 상관이지?

영화에서 대부라는 이름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대부는 부모 다음가는 지원자이며, 부모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는 제3의 부모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이탈리아인들은 패밀리의 보스를 대부로 모신다.
꼴레오네 패밀리의 보스 돈 꼴레오네가 바로 그러한 대부이다.

한 영화 내에서 여러 개의 서사가 동시에 진행될 때가 있다.
여러 개의 서사가 동시에 진행된다고 해서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영화는 여러 마리의 토끼를 쫓다가 전부 놓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그 서사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맞물려 하나의 큰 서사를 완성하고,
동시에 각각의 서사가 관객에게 독립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면 그 영화는 위대한 영화이다.

대부의 시작은 험악하다. 강간, 살인, 복수에 관한 이야기가 어두컴컴한 방에서 오간다.
그리고 바깥에서는 딸 코니 꼴레오네의 결혼식이 열리고 있다.
즐거움과 고통, 개인적인 일과 사업 이야기가 공존하는 것이다.
딸의 결혼식으로 인해 모든 가족들, 그리고 패밀리의 구성원이 한 자리에 모인다.
수많은 인물을 동시에 소개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다.
그리고 그 인물들의 이야기는 돈 꼴레오네가 솔로쪼의 제안을 거절하는 순간부터 서로 맞물리기 시작한다.

돈 꼴레오네가 몰락하고, 패밀리가 재기한 이후에도 힘을 쓰지 못하다가 허망하게 죽는 이야기.
모범적인 미국 시민이며 패밀리의 사업에도 관여하지 않던 마이클 꼴레오네가 대부로 올라서는 이야기.
또, 마이클 꼴레오네가 어떤 여자를 사랑했으며, 그의 사랑이 어떻게 변해가는지에 관한 이야기.
코니 꼴레오네 리치의 결혼 생활이 패밀리의 그림자에 가려 점차 파멸해 가는 이야기.
소니 꼴레오네가 어떤 사람이었고, 카를로 리치가 그를 어떻게 배신했는지에 관한 이야기.
톰 하겐이 패밀리에서 어떤 위치에 있었고 어떻게 살아남았는지에 관한 이야기.
꼴리오네 패밀리를 섬겨 온 부하들에 관한 이야기.
다른 패밀리들과 꼴리오네 패밀리의 사투.

중요한 인물이든 중요하지 않은 인물이든 자기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주요 서사와 관계가 있든 없든 그 이야기들도 함께 발전해 나간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이 중요한 순간순간 서로 맞물리게 되는 것이 일품이다.
하나의 거대하고 정교한 기계장치를 보는 것만 같다.

비록 포스터에는 돈 비토 꼴레오네가 대부로서 등장하고 있지만
영화의 주인공은 사실상 마이클 꼴레오네라고 할 수 있다.
2차대전의 참전용사이자 모범적인 미국 시민이었던 그가
어떻게 패밀리의 일원이 되고 돈 마이클 꼴레오네로 군림하기 되는지가 이 영화의 주요 서사라고 본다.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내뿜던 돈 비토 꼴레오네가 꼴레오네 할아버지로 변하는 것 역시 흥미롭지만
그 과정에서 그는 일종의 도구이자 명분으로 전락하게 된다.
물론 그는 끝까지 명철함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사라진 명성은 되돌아오지 않았다. 그의 죽음 역시 허무했다.

톰 하겐 역시 눈여겨볼만한 인물이다.
그는 이탈리아인이 아닌 독일인이며 고아이다.
비록 그가 비토 꼴레오네를 아버지나 마찬가지로 섬기고 있지만 여전히 그는 패밀리에서 이질적이다.
또 그는 변호사이기에 패밀리의 사업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는다.
그 결과 그는 일종의 관찰자로 자리잡게 된다. 그는 관객과 마찬가지로 외부인이나 다름없다.

한편, OST 역시 이야기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잘 알려진 영화의 테마는 영화 중반까지 힌트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그때까지 중심이 되는 테마는 돈 꼴레오네의 테마, 대부의 테마이다.
시칠리에 가 있는 마이클 꼴레오네에게 이야기가 옮겨지는 순간부터 영화의 테마가 시작된다.
그러니 이 테마는 마이클 꼴레오네의 테마라고 봐도 될 것이다.
마이클의 테마는 여러 가지 변주로 이어지다가 사라진다.
그리고 돈 마이클 꼴레오네가 등장하는 순간을 장식하는 것은 마이클의 테마가 아닌 돈 꼴레오네의 테마이다.

즉 마이클 꼴레오네의 테마, 영화의 테마는 범죄에 물들지 않은1 마이클을 이야기하고 있고,
돈 꼴레오네의 테마는 범죄 패밀리의 보스인 대부로서의 돈 마이클 꼴레오네를 이야기하고 있다.
크레딧에서 마이클의 테마가 다시 흘러나올 때 관객들은
패밀리에 물들지 않았던 평범한 사람으로서의 마이클 꼴레오네가 어떻게 사라지게 되었는지를
다시 한 번 곱씹게 되는 것이다.

세례 씬에 관해서 말할 필요는 없으리라고 본다.
영화 내내 응축되어 온 에너지가 한 번에 폭발하는 것이 일품이다.
거의 2시간동안 천천히 공들여서 쌓아올린 에너지였던 만큼, 그 폭발은 장대하기 그지없다.
예술의 경지에 다다른 교차편집, 세례 장면에 함축된 의미, 배신자와 카를로 리치가 맞게 되는 운명...
거대하고 화려한 폭발에서 시작해 희미한 불꽃놀이로 끝나는 영화 모멘텀의 완전연소라고 할 수 있겠다.

나같은 사람이 이런 영화에 평점을 매기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니만큼 생략한다.



ps. 엔딩도 매우 인상깊었다. 캐이 아담스가 알고 있는 마이클 꼴레오네가 소멸하는 순간이자, 마이클 꼴레오네가 돈 꼴레오네로 인정받는 순간이다. 물론 세례 씬에서 그가 돈 꼴레오네로 거듭나긴 하지만 그것이 겉으로 표현되는 순간은 마지막 순간이다.
pps. 영화 내내 유리가 깨지는 연출이 많았다. 연기의 어색한 부분을 감추는 동시에 관객에게 충격을 시각적으로 전달해 줄 수 있는 대단한 연출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너무 잦아서 조금 지루하기도 했다.
ppps. 중간중간 지루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을 잘 따라간다면 마지막 순간에 받는 감동은 3시간의 기다림을 보상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pppps. 2010년 6월 4일 현재 극장에서 디지털 리마스터 복원판을 상영하고 있으니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가서 보도록 하자. 거대한 스크린에 가득 차게끔 클로즈업된 얼굴에서 뿜어져나오는 연기력은 아무 때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이 이런 제안을 거절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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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록 두 사람을 죽이긴 했지만 사업이라기보다도 복수에 가깝다 [Back]
2010/06/04 12:29 2010/06/04 12:29
Tumnaseld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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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nt Horizon

2010/05/03 12:08 / 영화
이벤트 호라이즌은 SF의 탈을 쓴 호러 영화다.
처음에는 SF스러운 연출도 자주 하지만 뒤로 갈수록 그딴 거 없고 점점 초현실의 세계로 빠져든다.
어떻게 보면 초반의 SF 연출로 인해서 후반의 초현실적인 연출이 더욱 공포스럽게 다가오는 것일 수도 있다.

이벤트 호라이즌이 데드 스페이스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금방 알 수 있다.1
우주선이라는 극도로 밀폐된 공간에서 우주라는 무한한 공간까지 자유자재로 배경을 바꿀 수 있는 만큼
SF 기반의 영화나 게임은 공포를 여러 각도에서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데드 스페이스가 이벤트 호라이즌을 가져와서 좀 더 잘 각색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나약한 후반부도 닮아 있는 점이 좀 아쉬울 따름이다.

소설 원작의 영화 솔라리스와 이 영화는 동일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즉 죽은 사람, 좀 더 포괄적으로 "소중한, 하지만 존재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 눈 앞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다만 솔라리스에서는 현실과 환상이 상호작용하는 걸로 그치는 데 반해
이벤트 호라이즌에서는 환상이 어떤 악의를 가지고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
그래서 솔라리스는 좀 더 정적인 영화가 되고 이벤트 호라이즌은 치고받고 싸우는 호러 영화가 된 것이다.

아무래도 귀신 들린 우주선이라는 캐릭터가 약했는지 샘 닐이 분한 위어 박사가 후반에는 악의 축으로 등장한다.
이러한 진행은 소재의 힘이 약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샘 닐은 개연성을 내던져버린 연출과 유치한 대사에도 불구하고 연기를 잘 해냈고 제대로 영화를 끌고 간다.
아마 샘 닐이 아니었더라면 이 영화는 후반에 산산조각이 났을 것이다.

파바박 지나가는 환상 씬은 B급 고어물에서나 볼 수 있는 쇳독 오르는 고어로 가득 차 있는데
오히려 파바박 지나가서 좀 더 무섭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냥 보여주면 처음에는 무서워도 나중에는 좀 더럽고 역겹게 느껴질 뿐 무섭지는 않게 된다.

B급 호러 영화라는 타이틀을 떼어낼 수는 없지만 B급 영화 중에서 손에 꼽을 수작이라고 말할 수는 있겠다.
호러 SF를 좋아한다면 꼭 한 번은 봐야 할 영화.

ps. DVD플레이어에서 인식하질 못해서 PC로 봤는데 의외로 화질이 괜찮게 나왔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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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물의 동기가 조난당한 우주선을 구하러 가는 것, 우주선에 탑승한 사람들이 소중한 사람의 환상을 보는 것, 처음 타고 온 함선이 파괴되는 것, 그로테스크한 시체들(혹은 그 환상), 동료 중 한 명이 적대적인 편으로 돌아서는 것 등 세세한 부분까지 따지면 끝도 없이 많다. [Back]
2010/05/03 12:08 2010/05/03 12:08
Tumnaselda .

천공의 성 라퓨타

2010/03/24 13:23 / 영화
천공의 성 라퓨타.
1986년, 아마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직후에 만든 애니메이션인 것으로 알고 있다.

디즈니 더빙판과 일본어 원판을 둘 다 봤다.
마크 해밀의 무스카 더빙은 놀라울 정도였고, 도라 역할의 클로리스 리치맨도 최고였다.
음 그래. 라퓨타의 더빙은 썩 나쁘지 않군. 아니 꽤나 어울리는데.
잠깐 아무리 생각해도 이 더빙은 지금까지 본 미야자키 아니메 더빙 중 최고야.
아니 일본 아니메의 영어 더빙 중 최고다!

이러고는 일본어 원판을 보는데... 뭔가 이상해. 뭔가 빠졌다든지...
아 대사가 없군. 뭐 영어로 더빙할 때 대사를 새로 넣는 건 자주 있는 일이니까.
디즈니가 더빙할 때 목표로 삼는 타겟은 당연히 어린이들이고 어린이들에겐 설명이 필요할 테니.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이상한데.

그래서 일본어판을 보던 도중 음성만 영어로 돌렸다.

...?!?!!!!
BGM과 효과음을 전부 새로 녹음했다?!?!?!
새로 녹음한건지 싱크로만 바꾼 건지는 몰라도...
아니 새로 녹음했어, 트럼펫 장면에 트럼펫 말고 다른 게 들어가잖아!

DVD에 프랑스어 버전도 있어서 세 개를 다 비교했는데 프랑스어 버전은 원래의 음악을 그대로 썼다.
그러니까 굳이 새로 녹음할 이유는 없다는 건데...
잘 보니 하늘에서 떨어질 때 음악 싱크로도 미묘하게 다르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씬에서 원판은 음악의 하이라이트 이후 비행석이 작동하지만
더빙판은 하이라이트에 맞춰서 비행석이 작동한다.

일단 IMDb에 가서 이것저것 찾아봤더니...
무려 히사이시 조의 직접 감독하에 새로 녹음한 것이라고.
게다가 결과물에 대해서는 히사이시 조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OK사인까지 받았다고 한다. 오...
음... 어째서 새로 녹음했을까.
거기까진 알 도리가 없지만 일본어 버전이든 영어 버전이든 감독의 의도와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대사가 늘고 음악이 바뀌면서 여러모로 아니메의 전반적인 분위기 자체가 약간 바뀌었다.
그렇다고 완전히 다른 아니메가 되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좀 더 분위기가 모험물스러워졌다고 해야 하나.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이러한 변경은 어린이를 타겟으로 하는 영어 더빙판에 딱 맞는다고 할 수도 있겠다.
어쩌면 이러한 재녹음이 "아니메"와 "애니메이션"을 연결하는 일종의 연결고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음악도 문화의 일부고, 같은 음악이라도 일본적인 연출 기법과 미국적인 연출 기법이 서로 다른 것이다.

한편 클라이막스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시타와 무스카의 대화...
거기에서 시타의 연설(?) 테마가 완전히 바뀌었다.
원본은 "인간은 땅에 발을 붙이고 살아야 한다"였는데, 영어판은 "인간은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라고...
좀 뜬금없잖아.

그리고 나우시카와 라퓨타에서는 비슷한 종류의 무기가 등장한다.
핵을 연상시키는 에너지 폭발인데, 어느 쪽이 먼저인지는 몰라도 아키라에서도 마찬가지 연출이 있었고.
이것이 일본인이 가진 핵에 대한 트라우마인 것인지 혹은 어떤 유행인지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한 번쯤 써 둘 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ps. Spanish로 la puta는 창녀라는 뜻이라, 미국에서는 "Castle in the Sky"라는 제목으로만 개봉했다고.
마찬가지 이유로 시타를 공식 로마자 표기법으로 옮기면 "Shita"이지만 "Sheeta"로 번역했다는 점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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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4 13:23 2010/03/2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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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2010/02/06 12:31 / 영화
아바타 디지털 3D 보고 왔다.

일단 트위터에 간략하게 쓴 소감을 기억에 의존해서 옮겨적자면

헤일로나 크라이시스와 마찬가지로, 기술 홍보를 위해 만든 영화이지만
내용도 비교적 탄탄했기에 대단한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첫 번째 감상이었다.

이 영화의 첫 맛은 기술력이다. 이 영화는 기술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아바타를 보려면 절대 2D로 보아서는 안 된다. 이 영화는 2D를 위해 만든 게 아니다.
영화가 가진 3D 기술력- 3D스크린, 3D애니메이션, 모션캡쳐, 3D와 현실의 융합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스토리는 진부하다.
외계인과 인간이 있고, 인간은 영화 배경상 상대적 이방인인데,
그 중 선택받은 한 사람이 외계인과 소통하고 그들에게 받아들여져 영웅이 된다는 것이다.(모로윈드, 듄)
거기에 자연파괴에 대한 경고, 절대적인 파괴력과 전쟁으로 인한 비인간화,
미지에 대한 몰이해와 이해 노력의 부재에 대한 혐오 등의 메시지가 섞여 있다.
뭐 나쁘지 않다. 진부한 것들을 섞어서 잘 짰다.

그런데 뭔가 특이한 점이 보인다.
선택받은 인간은 자기 자신이 아닌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서 외계인과 소통한다.
외계인과 동화된 인간은 자신의 동족을 배신하고 외계인의 편에 서서 동족과 전투를 한다.
그리고 결국은 외계인의 몸으로 옮겨 간다.

인간으로서, 비록 정당한 이유라지만 외계인과 함께 동족을 죽이려 들 수 있는가?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영화는 대령의 입을 통해 그 문제를 스스로 꼬집는다.
"동족을 배신하고 죽인 기분이 어떤가? 자신이 외계인이라고 생각하나? 너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인간이야."

이것은 결국 다분히 인간적인 "선택의 문제"다.
그가 원한 건 자신이 사랑하는 새로운 세상의 안전이었지 "죽어버린 지구"와 그 종족의 탐욕이 아니었다.
어떤 의미에서, 영화 초반부터 그는 인간이란 종족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던 것이다.
그의 형은 죽었고 지구는 죽었으며 기업의 탐욕은 외계로 뻗어나가고
그 결과 자신에게 돌아온 건 휠체어 뿐이었기 때문이다.
대령은 협력의 대가로 새로운 다리를 약속했지만 그 시점에서 이미 그에게는 새로운 다리가 필요없었다.
그에게는 새로운 몸과 새로운 세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을 받아들인 새로운 세상에서 인간을 쫓아내기로 선택한 것이다.

이 영화는 외계와의 충돌을 다루고 있지만 중요한 건 그 사건이 아니다.
중요한 건 인간이길 포기하고 스스로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버리는 사람의 선택에 대한 것이다.
그 사건이야말로 이 영화의 정체성을 지탱하는 강력한 기둥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많은 영화에서 사람들은 동족을 배반하는 선택을 했지만
자기 자신의 정체성은 여전히 인간으로 남겨 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주인공은 결국 자기 자신을 버리고 아바타에 완전히 옮겨간다. 인간이길 그만둔다.
(그런 의미에서 주인공을 "게임에 중독된 사람"으로 비유하는 것도 무척 흥미로운 견해이다.)

한편 무척 중요한 특징이 하나 더 있다.
이 영화에는 외계인과 백인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백인 이외의 민족은 물론 조금씩 보이긴 하지만 주인공급은 아니다. 흑인은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외계인을 새로운 인종으로 보고 이 영화를 인종차별에 대한 영화로 판단하자면 이 영화는 근본부터 잘못되었다.
흑인, 황인, 홍인은 어디로 갔는가?

사실 외계인에 대한 묘사도 전형적인 "동양의 야만민족" 혹은 "신대륙의 인디언"이다.
조상숭배와 극단적인 자연숭배, 옷을 거의 걸치지 않고 화려한 화장과 종교적 치장을 하는 나무에 사는 민족.
그리고 그 얼굴의 모습은 어느 정도 흑인을 닮았다. 큰 코와 벌어진 이마.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다시금 인종차별에 대한 영화다.
외계인은 백인 이외의 인종을 한 데 섞고 파란 물감을 칠한, "외계 인종"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세계"의 백인과 "외계"의 유색인종에 대한 이야기로 볼 수도 있다.

"과학자"와 "군인"간의 갈등관계도 특징적이다.
무엇보다도 과학자와 군인의 전형적인 모습이 강하게 강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담배를 입에서 떼지 않는 과학자는 죽어가는 순간까지 샘플채취를 생각하고
근육질 대령은 VTOL 콕핏에서 머그잔을 들고 걸쭉한 욕을 내뱉는다.
이러한 강렬한 전형화와 선악의 이분법은 오히려 주인공의 위치를 더욱 모호하게 만들고 사건을 강조한다.
주인공은 군인이었고, 과학자가 아니며, 아바타를 탄 인간이다.
주인공은 중간인이다. 주인공은 아무도 아니다. 주인공은 붕 뜬 존재이다.
그로 인해 주인공의 선택이 개연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결국 내 첫 번째 평가는 틀렸다.

이 영화는 기술적으로 포장되어 있는 만큼 내용도 특질할 만하다.
SF의 전형적인 요소를 마음껏 버무려내었지만 거기에 독창적인 요소를 가미했고
그 둘이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해 냈다는 점에서 이 영화를 단순한 기술 과시용으로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비록 소재가 전형적이라 영화를 보기 전부터 큰 감점을 받고 들어갔지만
독창적인 소재와 전형적인 소재가 이룬 조화는 지금까지 어떤 매체에서도 볼 수 없었던 완벽한 것이었다.

이 영화는 3D가 아니더라도 대단하다.
이 영화는 2D로만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그 존재가치가 있다.



마지막으로 시고니 위버를 다시 봐서 무척 기쁘다.
에일리언으로 다져진 SF에 대한 경험이 이 영화에서 완숙한 연기로 흘러나오고 있다.
그녀의 포스는 범접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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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6 12:31 2010/02/06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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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노말 액티비티

2010/01/18 23:17 / 영화
스포일러 만빵, 파라노말 액티비티 리뷰.
일단은 추천작이고, 이걸 읽기 전에 영화를 보고 오시는 걸 추천합니다. 진심으로.



결론부터 말하자면 추천작이긴 하지만 블레어 윗치를 벗어날 수 없었다.
잘 가다가 마지막에 말아먹은 사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블레어 윗치 이후 얼마나 많은 모큐멘터리가 만들어졌는지 알 수는 없지만 내가 본 건 두 개.
클로버필드는 블레어 윗치에 감히 비견할 수도 없이 "영화스러운" 작품이었고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나름 괜찮은 "실제" 분위기를 연출했으나 마지막에 대차게 말아먹었다.

일단 연출이라는 게 확 티나는 몇몇 부분들.
악마가 나타나면 우우우~ 지지직 지지직~
소리로 이상현상을 나타내려는 시도는 좋았으나 사실 너무 뻔한 수법이군요.
그래도 나름 분위기가 있긴 하다. 나중에는 지직거리기만 해도 아 또 뭐야 ㅎㄷㄷ...
그리고 분신사바 보드에 불붙는 연출. 커서가 슥슥 움직일때만 해도 헐퀴 조낸 무섭군여?
그런데 마지막에 불이 붙었어 헐... 너무 쎄게 문질러서 그런가? 마찰열?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분위기 다 망치는 병맛 엔딩...
이것저것 던지고 다 좋은데 왜 카메라에 달려들어? 니가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워그냐?
차라리 "그걸" 먹든지. 아니면 남친한테 하던 것처럼 화면에 대고 멍하니 노려보든지.
하다못해 내가 해도 좀 더 나은 장면을 만들겠다. 근데 그게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거라고? 그저 헐.
* (대상이 카메라에 달려들면서 암전되는 건 전형적인 시퀀스 마무리입니다. "연출 기법"이라 이거죠.)

상징적인 문제에 대해서.
뭐 주적이 demon이니만큼 종교적인 내용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십자가는...
그리고 내용상 십자가가 demon의 지배를 막는 역할을 실제로 한 것 같은데 건 좀 아니지 않수?
끝까지 종교적인 내용을 배제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그래도 좋았던 건 대상이 카메라에 대해서 강렬하게 반응했다는 거다.
그런 장면이 나타날 때마다 관객들은 화면 내의 상황이 의도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낀다.
게다가 여주인공이 카메라에 계속해서 거부반응을 보이고 이상현상을 카메라 탓으로 돌리면서
관객들은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어떤 의미에서 카메라가 이 모든 사건의 원점이었으니까.

블레어 윗치가 대단했던 점은 무엇보다도 그 사건이 현실에서 일어남직한 일이었다는 점이고
초현실적 현상을 이야기하면서도 현실적인 문제를 끊임없이 논했다는 것이다.
비록 마녀의 숲이라고는 하지만 평범한 숲에서도 길을 잃고 빙빙 돌 수 있는 것이고
동료에 대한 불신이나 자신의 무력함에 대한 자괴감, 그리고 다큐멘터리 촬영이라는 본질에 충실한 행동들.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주인공들의 일상생활을 부각시켜서 현실의 느낌을 만들어내는 데는 성공했으나
그 분위기를 끝까지 끌고 나가는 데는 약간 모자란 부분이 있었다.
뒤로 갈수록 밤에 이상현상이 일어나고 낮에 대책논의를 벌이는 것이 일상이 되면서
돈을 벌고, 밥을 먹고, 학교를 가는 일상에 대한 부분이 확 줄어든다.
물론 어떤 의미에서는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몰입감이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더라.

그리고 모 블로그의 리뷰에서도 봤던 것인데.
아가씨를 방 안쪽에서 재웠으면 좀 낫잖아?

악평만 줄줄 늘어놓은 것 같지만 그건 모큐멘터리 장르에서 블레어 윗치가 만든 기준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렇다.
이 영화는 평균 이상의 수작이고 모큐멘터리 장르를 즐긴다면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
물론 이 리뷰를 안 보고 가신다면 더 좋을 것이다. 모큐멘터리라는 걸 모를 테니까.
하지만 넌 이미 알고 있지. 그래서 넌 안 될 거야. 아마.

ps. 모 블로그에서 여러가지 버전의 엔딩에 대해 읽었다. 역시 오리지널이나 감독판 엔딩이 더 낫다.
자세한 건 http://kan3152.egloos.com/2521906 에서. 리뷰 자체도 무척 상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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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8 23:17 2010/01/18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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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카운트가 잘 안 되는데 대충 180~190편 정도 봤습니다(에피소드 카운트 기준). 200편은 확실히 안 되고요.
어쨌든 예상외로 목표치에 근접해서 안심입니다.
이번 한 해 동안 엄청난 양의 영화를 보면서 문화적 지평이 넓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락말락합니다.
볼드는 추천이고, 볼드에 밑줄 친 건 그 분기 최고의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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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네 가지 영화가 이번 해 최고의 영화라는 건 아닙니다. 각 분기 최고의 영화라는 거죠.
그 분기에 본 영화가 평균적으로 별로라면 그 분기 최고의 영화라도 다른 영화에 비해 별로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절대 추천작이라는 사실은 변함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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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31 10:40 2009/12/3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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