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t Horizon

2010/05/03 12:08 / 영화
이벤트 호라이즌은 SF의 탈을 쓴 호러 영화다.
처음에는 SF스러운 연출도 자주 하지만 뒤로 갈수록 그딴 거 없고 점점 초현실의 세계로 빠져든다.
어떻게 보면 초반의 SF 연출로 인해서 후반의 초현실적인 연출이 더욱 공포스럽게 다가오는 것일 수도 있다.

이벤트 호라이즌이 데드 스페이스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금방 알 수 있다.1
우주선이라는 극도로 밀폐된 공간에서 우주라는 무한한 공간까지 자유자재로 배경을 바꿀 수 있는 만큼
SF 기반의 영화나 게임은 공포를 여러 각도에서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데드 스페이스가 이벤트 호라이즌을 가져와서 좀 더 잘 각색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나약한 후반부도 닮아 있는 점이 좀 아쉬울 따름이다.

소설 원작의 영화 솔라리스와 이 영화는 동일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즉 죽은 사람, 좀 더 포괄적으로 "소중한, 하지만 존재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 눈 앞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다만 솔라리스에서는 현실과 환상이 상호작용하는 걸로 그치는 데 반해
이벤트 호라이즌에서는 환상이 어떤 악의를 가지고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
그래서 솔라리스는 좀 더 정적인 영화가 되고 이벤트 호라이즌은 치고받고 싸우는 호러 영화가 된 것이다.

아무래도 귀신 들린 우주선이라는 캐릭터가 약했는지 샘 닐이 분한 위어 박사가 후반에는 악의 축으로 등장한다.
이러한 진행은 소재의 힘이 약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샘 닐은 개연성을 내던져버린 연출과 유치한 대사에도 불구하고 연기를 잘 해냈고 제대로 영화를 끌고 간다.
아마 샘 닐이 아니었더라면 이 영화는 후반에 산산조각이 났을 것이다.

파바박 지나가는 환상 씬은 B급 고어물에서나 볼 수 있는 쇳독 오르는 고어로 가득 차 있는데
오히려 파바박 지나가서 좀 더 무섭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냥 보여주면 처음에는 무서워도 나중에는 좀 더럽고 역겹게 느껴질 뿐 무섭지는 않게 된다.

B급 호러 영화라는 타이틀을 떼어낼 수는 없지만 B급 영화 중에서 손에 꼽을 수작이라고 말할 수는 있겠다.
호러 SF를 좋아한다면 꼭 한 번은 봐야 할 영화.

ps. DVD플레이어에서 인식하질 못해서 PC로 봤는데 의외로 화질이 괜찮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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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인물의 동기가 조난당한 우주선을 구하러 가는 것, 우주선에 탑승한 사람들이 소중한 사람의 환상을 보는 것, 처음 타고 온 함선이 파괴되는 것, 그로테스크한 시체들(혹은 그 환상), 동료 중 한 명이 적대적인 편으로 돌아서는 것 등 세세한 부분까지 따지면 끝도 없이 많다. [Back]
2010/05/03 12:08 2010/05/03 12:08
Tumnaseld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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