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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24 X-Men: First Class by Tumnaselda

X-Men: First Class

2011/06/24 16:16 / 영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2011)

언제부터였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최근 헐리우드 영화는 Marvel과 DC의 만화들을 영화로 만드는 데에 재미가 들려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는 대박도 있고 쪽박도 있죠. 대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이고, 쪽박은... 글쎄, 왠만한 사람은 이름조차 기억 못 할 영화일 테지요(결코 제가 기억이 안 나서 이러는 게 아닙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엑스맨을 위시한 여러 미국 만화(코믹스) 팬덤이 매우 얇았기 때문에 영화 그 자체의 재미만으로 평가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영화가 재미없더라도 원작 코믹스 팬이라서 보러 간다는 그런 상황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봅니다.

영화화된 엑스맨 시리즈는 쇠락을 거듭해 왔습니다. 첫 번째(X-Men)와 두 번째 영화(X2)는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지휘 하에 만들어졌고 그 중 두 번째 영화가 최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브렛 라트너 감독이 지휘한 세 번째 영화(X-Men: The Last Stand)와 개빈 후드 감독이 지휘한 외전격 영화(X-Men Origins: Wolverine)는 앞의 두 영화에 비해 훨씬 평이 안 좋더군요. 때문에 엑스맨 시리즈가 몰락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세간에 오르내렸습니다.

그러나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시리즈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X2와 비견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영화였습니다. 이전 영화와의 연계도 훌륭했고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힘이나 이야기를 시각화하는 능력도 출중했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엑스맨 시리즈의 구작들을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죠.

그래서 X-Men과 X2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이것입니다. 이전 작품들은 이안 맥켈렌과 패트릭 스튜어트라는 두 명배우1에 의해 이루어진 작품이고, 이번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감독이 구성해 낸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지 못하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다만 전작을 감상하면서 상기 언급한 두 배우의 아우라가 워낙 강하다 보니 오히려 다른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지 못했다고 느꼈습니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는 이런 스타 배우들이 없었기 때문에 배우들이 좀 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고 감독도 좀 더 자유롭게 영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엑스맨은 결국 능력자 배틀물(...)입니다. 각각의 인물이 개성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고 이 능력을 이용해서 다른 인물과 싸움을 벌이죠. 그러다 보니 각자의 개성도 워낙 강하게 표현되고, 때문에 이야기가 인물에 묻혀버릴 가능성, 그리고 인물과 인물 간의 개성 밸런스가 무너질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이 밸런스를 잘 잡아낸 것 같습니다.

이야기의 중요한 축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인류와의 갈등으로 인한 돌연변이와 돌연변이의 싸움입니다. 다만 여기서는 아직 매그니토가 브라더후드를 결성하기 전이고 따라서 상대편으로 헬파이어 클럽이 등장합니다. 헬파이어 클럽은 꽤나 레트로한 전형적인 악당단입니다. 평범한 인류, 헬파이어 클럽, 그리고 찰스 이그재비어 교수가 모집한 돌연변이 집단(아직은 엑스맨이라고 하기 어려운) 사이에서 어디에도 섞이지 못하고 반쯤 붕 떠 있는 인물이 바로 에릭 렌셔입니다. 이런 점에서 이 영화는 에릭 렌셔가 어떻게 매그니토가 되고 브라더후드를 결성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다른 주목할만한 인물로는 레이븐 다크홀름, 즉 미스틱이 있습니다. 미스틱은 3부작에서 조연이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인물인데,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는 좀 더 중요한 역할을 부여받습니다. 즉 다른 돌연변이와는 달리 외모 자체가 괴물처럼 변해버린 돌연변이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으며, 이러한 돌연변이들이 다른 돌연변이들과 겪는 갈등, 그리고 자기 자신의 모습에 대한 갈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미스틱과 비슷한 갈등을 경험하는 돌연변이가 행크 맥코이인데, 그는 엑스맨: 라스트 스탠드에서도 다루어진 돌연변이 치료제를 통한 평범한 인류로의 회귀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미스틱은 정말로 그래야 하는지 갈등하기 시작하죠.

벌써 수없이 많은 갈등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먼저 평범한 인류, 엑스맨의 전신, 그리고 헬파이어 클럽 간의 삼파전이 있습니다. 물론 평범한 인류 역시 소련과 미국이라는 슈퍼파워간에 냉전을 벌이고 있죠. 이 와중에 에릭 렌셔(매그니토)는 이 세 집단 어디에도 섞이지 못하고 떠돕니다. 또 레이븐 다크홀름(미스틱)과 행크 맥코이(비스트)는 자신의 외모로 인한 외부적, 내부적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게다가 두 명의 입장은 처음에는 비슷했지만 점차 대립구조로 변해가기 시작합니다. 이런 수없이 많은 갈등을 한 영화 내에서 다루고 또 깔끔하게 마무리지었다는 점은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항상 약간은 마음에 걸렸던 것이 바로 매그네토와 프로페서 X의 능력인데, 능력의 종류가 문제가 아니라 너무나도 강력하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러한 점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해결해주고 있습니다. 매그니토가 어떻게 해서 그토록 강력한 힘을 얻게 되었는지, 프로페서 X는 어떻게 해서 세레브로를 사용하게 되었는지를 말해줍니다. 이는 영화 내에서 헬파이어 클럽이라는 강대한 적을 물리치기 위해 인물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프리퀄로서 원작에서 표현된 강력한 돌연변이들이 어떻게 그런 힘을 얻게 되었는지 설명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 음악, 액션, 비쥬얼은 만족스럽다는 설명만으로 충분합니다.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 중 하나라도 부족했다면 영화는 완성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야기와 갈등구조를 보아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나온 미국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중 상위권에 랭크될 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다크 나이트가 독보적인 선두이고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와 엑스맨 2(X2)가 2, 3위를 다투며 스파이더맨 2가 3위에서 밀려나지 않으려고 안달하는 모습이 연상됩니다. 그 정도로 좋습니다.



한 줄 요약: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추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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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주역 중 하나인 울버린을 멋지게 소화해 낸 휴 잭맨도 이러한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Back]
2011/06/24 16:16 2011/06/2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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