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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18 파라노말 액티비티 by Tumnaselda

파라노말 액티비티

2010/01/18 23:17 / 영화
스포일러 만빵, 파라노말 액티비티 리뷰.
일단은 추천작이고, 이걸 읽기 전에 영화를 보고 오시는 걸 추천합니다. 진심으로.



결론부터 말하자면 추천작이긴 하지만 블레어 윗치를 벗어날 수 없었다.
잘 가다가 마지막에 말아먹은 사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블레어 윗치 이후 얼마나 많은 모큐멘터리가 만들어졌는지 알 수는 없지만 내가 본 건 두 개.
클로버필드는 블레어 윗치에 감히 비견할 수도 없이 "영화스러운" 작품이었고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나름 괜찮은 "실제" 분위기를 연출했으나 마지막에 대차게 말아먹었다.

일단 연출이라는 게 확 티나는 몇몇 부분들.
악마가 나타나면 우우우~ 지지직 지지직~
소리로 이상현상을 나타내려는 시도는 좋았으나 사실 너무 뻔한 수법이군요.
그래도 나름 분위기가 있긴 하다. 나중에는 지직거리기만 해도 아 또 뭐야 ㅎㄷㄷ...
그리고 분신사바 보드에 불붙는 연출. 커서가 슥슥 움직일때만 해도 헐퀴 조낸 무섭군여?
그런데 마지막에 불이 붙었어 헐... 너무 쎄게 문질러서 그런가? 마찰열?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분위기 다 망치는 병맛 엔딩...
이것저것 던지고 다 좋은데 왜 카메라에 달려들어? 니가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워그냐?
차라리 "그걸" 먹든지. 아니면 남친한테 하던 것처럼 화면에 대고 멍하니 노려보든지.
하다못해 내가 해도 좀 더 나은 장면을 만들겠다. 근데 그게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거라고? 그저 헐.
* (대상이 카메라에 달려들면서 암전되는 건 전형적인 시퀀스 마무리입니다. "연출 기법"이라 이거죠.)

상징적인 문제에 대해서.
뭐 주적이 demon이니만큼 종교적인 내용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십자가는...
그리고 내용상 십자가가 demon의 지배를 막는 역할을 실제로 한 것 같은데 건 좀 아니지 않수?
끝까지 종교적인 내용을 배제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그래도 좋았던 건 대상이 카메라에 대해서 강렬하게 반응했다는 거다.
그런 장면이 나타날 때마다 관객들은 화면 내의 상황이 의도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낀다.
게다가 여주인공이 카메라에 계속해서 거부반응을 보이고 이상현상을 카메라 탓으로 돌리면서
관객들은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어떤 의미에서 카메라가 이 모든 사건의 원점이었으니까.

블레어 윗치가 대단했던 점은 무엇보다도 그 사건이 현실에서 일어남직한 일이었다는 점이고
초현실적 현상을 이야기하면서도 현실적인 문제를 끊임없이 논했다는 것이다.
비록 마녀의 숲이라고는 하지만 평범한 숲에서도 길을 잃고 빙빙 돌 수 있는 것이고
동료에 대한 불신이나 자신의 무력함에 대한 자괴감, 그리고 다큐멘터리 촬영이라는 본질에 충실한 행동들.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주인공들의 일상생활을 부각시켜서 현실의 느낌을 만들어내는 데는 성공했으나
그 분위기를 끝까지 끌고 나가는 데는 약간 모자란 부분이 있었다.
뒤로 갈수록 밤에 이상현상이 일어나고 낮에 대책논의를 벌이는 것이 일상이 되면서
돈을 벌고, 밥을 먹고, 학교를 가는 일상에 대한 부분이 확 줄어든다.
물론 어떤 의미에서는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몰입감이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더라.

그리고 모 블로그의 리뷰에서도 봤던 것인데.
아가씨를 방 안쪽에서 재웠으면 좀 낫잖아?

악평만 줄줄 늘어놓은 것 같지만 그건 모큐멘터리 장르에서 블레어 윗치가 만든 기준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렇다.
이 영화는 평균 이상의 수작이고 모큐멘터리 장르를 즐긴다면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
물론 이 리뷰를 안 보고 가신다면 더 좋을 것이다. 모큐멘터리라는 걸 모를 테니까.
하지만 넌 이미 알고 있지. 그래서 넌 안 될 거야. 아마.

ps. 모 블로그에서 여러가지 버전의 엔딩에 대해 읽었다. 역시 오리지널이나 감독판 엔딩이 더 낫다.
자세한 건 http://kan3152.egloos.com/2521906 에서. 리뷰 자체도 무척 상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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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8 23:17 2010/01/18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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