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노미콘 하다가 크툴루 세계관과 H.P. 러브크래프트 작품에 관심이 가서 급번역.
네이버 블로그 중 하나에 "크툴루가 부르는 소리"랑 "Dagon"이 번역되어 있더군요.
단지 미쿸놈들은 "Dagon"을 데이건이라고 발음할 텐데 번역은 다곤으로 되어 있어서 어떤 게 맞는지...
여튼 이하는 From Beyond의 번역... 이라기는 조금 부끄럽고 직역? 오역? ㅠㅠ
번역못한 문장도 하나 있습니다orz
From Beyond
저 너머에서
H. P. 러브크래프트
1920년 씀
상상조차 못했던 끔찍한 변화가 나의 절친한 친구 크로포드 틸링하스트(Crawford Tillinghast)에게 찾아왔다. 두 달 반 전, 그의 형이하학적이며 동시에 형이상학적인 연구가 어떤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들은 이후로 나는 그를 만난 적이 없었다. 내가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 그 실험을 그만두라는 충고를 했을 때, 그가 광적인 분노에 휩싸여 나를 연구소에서 끌고 나와 자기 집으로 데려간 바로 그 날 이후로 말이다. 그가 주로 그 저주받을 전동력(電動力) 기계가 있는 다락방 연구실에 자신을 가둔 채, 거의 먹지도 않고 하인들조차 들여보내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단 10주라는 짧은 기간이 인간이라는 생물을 그렇게 바꾸고 뒤틀어버릴 수 있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거구의 사나이가 갑자기 비쩍 말라버린 모습을 보는 것만도 기분좋은 일은 아닌데, 축 늘어진 살결이 노랗고 창백하게 떠 버리고, 둥그런 눈은 쑥 들어가 기괴한 빛을 내뿜고, 이마에는 혈관이 돋고 주름이 졌으며, 손이 덜덜 떨리며 경련이 일어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더욱 끔찍한 일이었다. 게다가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너저분하고, 옷도 제대로 갖춰입지 않았으며, 텁수룩한 검은 머리칼의 뿌리가 하얗게 변했고, 한때 깔끔하게 면도하던 얼굴에는 새하얀 수염이 다듬어지지도 않은 채 자라고 있어 그런 모습을 한꺼번에 보자니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그의 집에서 쫓겨난 몇 주 후 나에게 배달된, 반쯤은 읽을 수 없는 편지를 받은 그 날 밤 크로포드 틸링하스트의 모습이었다. 한 손에는 촛불을 들고, 나를 문간에서 맞으며 마치 베네볼런트(Benevolent) 가(街)에 자리잡은 오래되고, 외로운 저택에 자리잡은 미지의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슬그머니 어깨 너머를 노려보는 유령 같은 모습이었다.
그 크로포드 틸링하스트가 과학과 철학을 공부했던 것 자체가 실수였다. 그러한 학문은 냉정하고 객관적인 탐구자들의 몫으로 남겨져야 하는데, 왜냐하면 감정이 풍부하고 활동적인 사람에게 그러한 학문들은 두 가지 끔찍한 결말—연구에 실패한다면 절망을, 성공한다면 말로도 생각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공포를 강요하기 때문이다. 틸링하스트는 한때 고독하고 우울한 실패의 제물이었다. 그러나 토할 것 같은 공포감에 휩싸인 나는 그가 성공의 제물이 되었다는 것을 안다. 10주 전 그가 무엇을 발견하게 될지에 대해 열변을 토했을 때 나는 분명히 경고했었다. 그는 얼굴이 새빨개질 정도로 흥분해서는 높고 비정상적인, 그러면서도 언제나처럼 잘난체하는 목소리로 말했었다.
“우리가 이 세계와 우주에 대해 뭘 알고 있나? 우리가 자극을 받아들이는 방법은 터무니없이 적고, 주변 사물에 대한 이해력은 무한히 좁지. 우리는 우리가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만큼만 볼 수가 있고, 그 절대적인 성질에 대해서는 전혀 이해할 수가 없네. 오감이라는 나약한 감각만 가진 주제에 마치 끝없이 복잡한 우주의 질서를 이해하는 척 하지만, 더욱 넓고, 강하고, 혹은 아예 다른 감각을 가진 존재들은 우리가 보는 모습과는 아주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쩌면 물질과 에너지, 그리고 생명의 모든 것을 아주 쉽게, 하지만 우리가 가진 감각으로는 영원히 할 수 없는 방법으로 연구할지도 모르네. 나는 언제나 그 이상하고, 닿을 수 없는 세계가 바로 내 팔꿈치 밑에 존재할 것이라고 믿어 왔는데, 이제 그 장벽을 끌어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 같네. 농담이 아닐세. 24시간 안에 탁자 옆에 있는 그 기계가 우리의 미숙하거나 퇴화된 기관에 존재하는 미지의 감각기관과 작용하는 파장을 발산할 걸세. 그 파장은 인간이 본 적 없는 여러 풍경과, 우리가 유기 생명체라고 부르는 그 어떤 존재도 본 적 없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줄 거야. 어둠 속에서 개가 무엇을 보고 짖어대는지, 한밤중 고양이가 어떤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는지 알게 될 걸세. 그러한 모습뿐만 아니라 숨을 쉬는 생명체는 본 적 없는 모습도 보게 되겠지. 우리는 시간과 공간, 차원을 뛰어넘고,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은 채 세계창조의 기저를 보게 될 거야.”
틸링하스트가 이런 말을 했을 때 나는 그만두라고 충고했는데, 왜냐하면 나는 그를 잘 알아 그가 즐거워하기보다는 공포에 떨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광기에 사로잡혀 있었고 나를 집 밖으로 쫓아냈다. 지금도 그 광기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이야기하고 싶다는 욕망이 그의 분노를 뛰어넘어, 나에게 서둘러 그 읽기 힘든 편지를 쓴 것이었다. 갑작스럽게 덜덜 떠는 괴물로 변태해버린 친구의 집에 들어갔을 때, 나도 어둠 속에 숨어 있는 것만 같은 공포에 전염이 되어 버렸다. The words and beliefs expressed ten weeks before seemed bodied forth in the darkness beyond the small circle of candle light, and I sickened at the hollow, altered voice of my host. 하인들이 근처에 있었으면 했기에, 그들이 3일 전에 전부 떠났다는 소리가 반갑지 않았다. 늙은 그레고리마저 나와 같은 친구에게 한 마디 말도 없이 주인을 내버려두고 떠났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레고리는 틸링하스트가 분노에 휩싸여 나를 내쫓은 이후 그에 대한 이런저런 소식을 전해 준 사람이었다.
그러나 곧 점점 커져가는 호기심과 연구에 대한 매력이 공포를 제쳐내었다. 크로포드 틸링하스트가 도대체 내게 뭘 원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야말로 엄청난 비밀이나 발견을 내게 알려 주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예전에 나는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엿보려는 그의 비정상적인 시도를 막으려고 했었다. 비록 그 대가는 끔찍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그가 어느 정도 거둔 틀림없는 성공 앞에 나 역시도 그런 광기를 느끼고 있었다. 저택의 어두운 공허함을 거슬러, 마구 떨고 있는 기묘한 인간의 손에 들린 깜박이는 촛불을 좇아 나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전기는 끊겨 있는 것 같았는데, 그에게 물어봤더니 거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건 너무 심하지… 그렇게는 할 수 없어.”
그는 끊임없이 중얼거렸다. 나는 그에게 새롭게 생긴 중얼거리는 습관을 주시했는데, 혼잣말을 하는 것은 그다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락방에 있는 연구실에 들어서자, 가증스런 전기 기계가 역겹고 사악한 보라색 빛으로 물들어 있는 것이 보였다. 기계는 강력한 화학전지에 연결되어 있었으나 전류가 흐르는 것 같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그 기계가 실험 단계였을 때, 기계를 작동시키면 불꽃이 탁탁 튀고 웅웅대는 낮은 소리가 났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틸링하스트에게 물어봤더니 그는 이 영구적인 발광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전자적인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기계가 내 오른쪽에 오도록 나를 앉히고, 원형을 이루고 있는 전구들 밑 어딘가에 있는 스위치를 눌렀다. 언제나처럼 탁탁거리는 소리가 시작되고, 윙윙거리는 소리로 바뀐 후, 마치 다시 조용해지려는 것처럼 아주 부드러운 낮은 저음이 되었다. 그 동안 발광은 더욱 강해지고 다시 약해졌다가, 내가 도저히 비교하거나 설명할 수 없는 창백하고 기묘한 색깔, 어쩌면 여러 색깔이 섞인 모습을 띠었다. 틸링하스트는 나를 보면서, 혼란에 빠진 내 표정을 주시했다. 그가 속삭였다.
“저게 뭔지 아는가? 자외선일세.”
내 놀란 표정을 보고 그는 킬킬댔다.
“자외선은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겠지. 실제로도 그렇고— 하지만 이제는 자외선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다른 많은 것들도 볼 수 있을 걸세.”
“설명을 들어 보게! 저 기계에서 나오는 파장은 우리가 가진 수천 개의 잠재적인 감각을 활성화시킨다네. 우리가 분리된 전자였던 상태로부터 유기체 인간으로 진화하는 영겁의 시간 동안 유전되어 온 감각이지. 나는 진실을 보았고 그걸 자네에게 보여주고 싶었네. 어떤 걸 보게 될지 궁금한가? 이야기 해 주지.”
틸링하스트는 내 바로 맞은 편에 앉아, 촛불을 끄고 내 눈을 끔찍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자네에게 존재하는 감각기관— 아마 귀가 맨 처음일 걸세—들이 수많은 자극을 받아들일 거야. 휴면중인 감각기관과 가깝기 때문이지. 그리고 다른 것들도 있네. 송과선이라고 들어보았나? 멍청한 내분비학자들, 그놈들이랑 한패인 프로이트 학파의 잘나신 앞잡이들은 다 바보들이야. 송과선은 감각기관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것이라네— 내가 알아냈지. 결론적으로는 시각하고 비슷한데, 두뇌로 영상을 전송한다네. 일반적인 경우라면, 대부분 그걸로 받아들일걸세… 저 너머에서 온 수많은 감각들을 말일세.”
나는 남쪽 벽이 기울어진, 평범한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빛으로 희미하게 빛나는 드넓은 다락방을 둘러보았다. 먼 구석은 그림자로 가득했고 방 전체가 흐릿한 비현실성으로 가득해서 그 본질 대신 상징적이고 몽환적인 상상을 불러일으켰다. 그 잠깐 동안 틸링하스트는 아주 조용했다. 나는 어떤 거대하고 놀라운, 오래 전 죽은 신들의 신전을 상상했다. 셀 수 없이 많은 검은 돌기둥이 눅눅한 바닥판에서 내 시야를 벗어나 구름만큼이나 높이 솟아 있는 듯한 건축물들이었다. 그 모습은 잠시동안 아주 생생했으나, 점차 사라지고 더욱 공포스러운 모습이 드러났다. 무한하고,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공간의 철저하고, 절대적인 고독. 무(無)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고, 나는 어린아이와 같이 공포에 질려, East Providence에 구속되었었던 그 밤 이후 어둠이 내리고 나면 항상 가지고 다니는 리볼버를 뒷주머니에서 꺼내게 되었다. 그 때 먼 곳 중에서도 가장 먼 곳에서, 소리가 부드럽게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었다. 그것은 무한하게 희미하고, 미묘하게 떨리며, 명백하게 음악 같았으나, 초월적인 야생스러움을 지니고 있어 그 충격은 마치 전신이 섬세한 고문을 당하는 것 같았다. 마치 실수로 칠판(주1)을 긁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동시에, 마치 차가운 외풍과 같은 것이 느껴졌는데,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에서 나를 휩쓸고 지나가는 것이 틀림없었다. 숨도 쉬지 못하고 기다리면서 나는 소리와 바람이 점점 세지는 것을 느꼈다. 마치 거대한 기관차가 다가오는 철로에 묶여 있는 듯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틸링하스트에게 말을 하자마자 이상한 감각들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와, 빛나는 기계와, 어둑어둑한 다락방만이 내 앞에 있었다. 틸링하스트는 내가 거의 무의식적으로 꺼낸 리볼버를 보며 불쾌한 듯 쓴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그의 표정에서 나는 그가 보고 들은 것이 나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확신했다. 나는 내가 경험한 것을 조곤조곤 이야기했고 그는 나에게 최대한 조용히 있으면서 듣기만 하라고 명령했다.
“움직이지 말게. 이 광선 속에서 우리는 볼 수도 있고 보여질 수도 있으니까. 하인들이 떠난 것은 이야기했지만 어떻게 떠났는지는 이야기하지 않았었지. 그 둔해빠진 가정부가 그러지 말라고 경고했는데도 아래층 불을 켰단 말이야. 그리고 전선이 공명진동을 일으킨 것이지. 틀림없이 무서웠을 걸세— 다른 곳으로부터 이런저런 것을 보고 듣는 와중이었지만 그 비명은 여기까지 들려 오더군. 여기저기에 옷가지들만 쌓여있는 걸 보니 조금 무섭던데. 업다이크 부인의 옷은 정문 홀 스위치 근처에 있었네— 그래서 그녀가 스위치를 켰다는 걸 알았지. 그들은 모두 그쪽 세계로 갔네. 하지만 움직이지만 않는다면 우린 아주 안전해. 우리가 지금 끔찍한 우주에 무기력한 채로 있다는 걸 기억해 두게… 가만히 있어!”
뜻밖의 사실과 갑작스러운 명령으로 인해 받은 충격으로 인해 나는 마치 마비된 것처럼 되었고, 공포 속에서 내 마음은 다시 틸링하스트가 “저 너머”라고 부른 곳에서 오는 감각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나는 소리와 움직임의 소용돌이 안에 있었고, 눈 앞에는 혼란스러운 광경이 비춰졌다. 방의 윤곽선은 흐릿하게 보였으나, 나의 오른쪽 어떤 곳에서는 구름과 같이 알아볼 수 없는 형상들로 이루어진,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기둥이 뿜어져 나와 바로 위의 단단한 지붕을 뚫고 올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치 환상처럼 신전이 흘끗 나타났는데, 이번에는 그 기둥들이 빛으로 넘실대는 하늘의 바다까지 뻗어 있었고, 그 바다에서는 내가 본 구름 기둥을 거슬러 눈이 멀 것만 같은 빛 기둥을 쏘아보내고 있었다. 그 이후의 장면들은 완전히 만화경처럼 흘러가기 시작했는데, 보이는 것, 들리는 것, 그리고 불확실한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자극들이 뒤섞인 속에서 나는 용해되거나 하는 것처럼 내 형체를 잃어버리기 직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하나의 분명하고 강렬한 모습을 나는 언제까지나 기억할 것이다. 한 순간, 나는 빛나며 빙빙 도는 구(球)로 가득찬 기묘한 밤하늘 조각을 보았고, 그것이 물러나면서 빛나는 태양들이 어떤 특정한 모습의 성단인지, 은하인지를 이루는 것을 보았다. 그 모습은 비틀어진 크로포드 틸링하스트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나는 움직이는 거대한 것들이 나를 스쳐지나가는 것을 느꼈는데, 때로는 단단해야 할 나의 몸을 통해서 걷거나 미끄러져 지나가기도 했다. 틸링하스트가 마치 그의 더욱 뛰어난 감각으로 그들을 인지할 수 있는 것처럼 그것들을 바라보는 모습이 보였던 것 같다. 나는 그가 송과선에 대해 말한 것을 기억하면서, 그는 초자연적인 눈으로 무엇을 보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갑자기 나 자신에게도 일종의 새로운 눈이 생겨났다. 내 위쪽으로 빛과 그림자의 혼돈 가운데 모호하지만 일관적이고 영구적인 요소를 지닌 광경이 나타났다. 왠지 모르게 아주 친숙한 모습이었는데, 본 적 없는 괴이한 모습들은 마치 영화관에서 영화가 은막 위에 비춰지듯 내가 보아 왔던 지구상의 모습으로 덧칠되었기 때문이었다. 다락방 연구실과, 전동력 기계와, 반대편에 있는 볼품없는 틸링하스트의 형체가 보였다. 그러나 친숙한 물체가 있는 공간을 제외한 다른 공간도 티끌 하나 들어갈 곳이 없도록 빽빽했다. 살아있거나 그렇지 않은, 설명할 수 없는 모습들이 역겨운 혼란 속에 섞여 있었고, 알려진 세계의 바로 곁에는 이질적인, 미지의 세계가 존재하고 있었다. 마치 알려진 것들이 다른 미지의 것들과 하나의 조화를 이루고 있거나, 그 반대인 것처럼 보였다. 살아 있는 것들 중에는 새까만, 해파리 같은 괴생명체가 기계의 진동에 맞춰 흐느적흐느적 흔들리고 있었다. 그놈들은 끔찍할 정도로 많았고, 그놈들이 겹쳐진다는 것은 더욱 공포스러운 일이었다. 놈들은 거의 액체와 같았고 다른 놈들과, 우리가 고체라고 부르는 것들을 뚫고 지나다니고 있었다. 가만히 서 있는 놈들은 하나도 없었고, 어떤 사악한 목적을 지니고 떠 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놈들은 서로 잡아먹고 있는 것 같았는데, 공격하는 쪽이 희생양을 향해서 돌진하자 곧바로 희생양은 사라져 버렸다. 불쌍한 하인들이 어떻게 사라졌는지 알게 되었다고 생각하자 오싹해졌는데, 볼 수는 없지만 바로 옆에 존재하는, 새롭게 발견된 세계의 성질을 관찰하려고 애쓰는 내내 그 기분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런데 틸링하스트는 내내 나를 관찰하다가 말하기 시작했다.
“자네도 보이는가? 보이는가? 한평생 내내 자네 옆을 떠다니고 걸어다니는 그것들이 보이나? 인류가 맑은 공기와 푸른 하늘이라고 하는 곳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보이나? 내가 그 장벽을 허물어낸 거야. 살아있는 다른 인간은 본 적 없는 세계를 자네에게 보여준 거란 말야.”
끔찍한 혼돈 속에서 그의 비명 같은 말이 들려 왔고, 내 얼굴에 위협적으로 다가온 그의 야생적인 얼굴을 보았다. 그 눈은 화염 구덩이였고, 지금 생각해보면 압도적인 분노를 담아서 나를 노려보고 있었던 것이다. 기계는 혐오스러운 저음을 내고 있었다.
“저 바둥대는 놈들이 하인들을 데려갔다고 생각하나? 멍청하군, 저 놈들은 무해하네! 그러나 하인들은 사라졌지, 안 그래? 자네는 날 막으려고 했어. 내가 아주 작은 도움마저 필요할 때 자네는 나를 실망시켰어. 이 더러운 겁쟁이, 넌 우주의 질서를 아는 것이 두려운 거야, 하지만 이제 네 목숨은 내 것이지! 하인들은 누가 데려갔나? 왜 하인들이 비명을 질렀을까? … 모르나, 하! 곧 알게 될 거야. 날 봐— 내가 말하는 걸 똑똑히 들어— 시간이나 크기 따위가 진짜 있을 것 같나? 형체나 물질이라는 게 있다고 믿는 모양이지? 네놈의 쬐끄만 뇌는 받아들일 수조차 없는 그 깊은 진리를 나는 알아. 난 무한의 경계 너머를 봤고 별들로부터 악마들을 끌어내렸지… 우주들을 넘나들며 죽음과 광기를 뿌리는 그림자에 고삐를 채웠단 말이야… 이 우주는 내 거야, 알겠나? 그것들— 먹어치우고 녹여버리는 놈들이 나를 쫓고 있지— 하지만 그놈들을 피하는 방법은 알고 있어. 그놈들이 죽일 사람은 자네야, 하인들처럼… 떨리십니까, 선생님? 움직이면 위험하다고 했을 텐데, 내가 가만히 있으라고 해 둬서 자네가 지금까지 살아 있는 거야— 더욱 많은 광경을 보고 내 말을 듣도록 살려 둔 거지. 자네가 움직였다면 그놈들이 자네를 벌써 데려가고도 남았을걸. 걱정하지 마, 자네를 해치지는 않을 거야. 하인들도 공격받지는 않았네— 불쌍한 악마놈들이 비명을 질러댄 건 놈들의 눈에 비친 모습 때문이었어. 내 애완동물들은 귀엽게 생기진 않았네, 아름다움의 척도가— 아주 다른 곳에서 왔기 때문이지. 분해과정은 전혀 아프지 않을 거야, 내 장담하네— 하지만 놈들의 모습을 자네도 봤으면 좋겠군. 나도 거의 그놈들을 볼 뻔했지만 그걸 멈추는 방법을 알고 있었지. 궁금한가? 그래 네놈이 과학자답지 않다는 건 항상 알고 있었지. 떨고 있구만, 흥. 내가 발견해낸 궁극적인 것들을 보는 게 두려워서 떨고 있는 거야. 그럼 움직여 보는 건 어떤가? 지쳤나? 뭐, 걱정하지 말게, 친구, 그들이 오고 있으니까… 보게나, 보라고 망할 놈아, 봐… 놈이 자네 왼쪽 어깨 위에 있잖나…”
이제 말할 만한 것은 거의 다 말했고, 나머지는 신문 기사를 보았다면 친숙한 내용일지도 모른다. 경찰은 오래된 틸링하스트 저택에서 총성을 들었고 우리를 찾아냈다— 틸링하스트는 죽었고 나는 기절해 있었다. 경찰은 내가 리볼버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나를 체포했지만, 세 시간 이후 틸링하스트를 죽인 것은 뇌일혈이었고 내 총알이 지금은 절망적으로 부서져서 실험실에 나뒹굴고 있는 그 불경한 기계를 맞췄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나를 풀어 주었다. 검시관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내가 본 것에 대해 거의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말한 애매한 줄거리를 근거로, 의사는 내가 틀림없이 복수심에 불타는 미치광이 살인마에 의해 최면에 걸렸던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나도 의사의 말을
믿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과 하늘에 대해 생각해대는 것을 그만둘 수 있다면
두려움에 떠는 내 신경이 푹 쉴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나는 홀로 있는 것 같지 않고, 편안하지 않다. 가끔 피곤할 때에는 추격당하는 듯한, 사악하고 오싹한 감각이 느껴질 때가 있다. 내가 의사를 믿을 수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경찰은 크로포드 틸링하스트가 살해했다고 하는 하인들의 시체를 찾지 못했던 것이다.
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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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ypumpkin 2009/05/31 16:18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젬 디펜더 하다가 망했...내일 시험인데-_' 러브크래프트...는 재미있기는 한데, 그 이단인...데몬베인을...
-_; 책을 사랑합시다-_;
귀차 2009/05/31 23:03 편집/삭제 댓글 주소
TS의 낚시에 걸리시다니...
Tumnaselda 2009/06/01 10:43 편집/삭제 댓글 주소
계획대로(야).
나는 항상 그게 마음에 안 들어... 데몬베인을 보고 크툴루 신화를 공부했습니다! 라든지.
뭐 나도 네크로노미콘을 하다가 크툴루 신화를 공부했습니다! 지만.orz
straypumpkin 2009/06/02 02:47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데몬베인은 이단이라니까. 하지만 좋은 책이 나오니까 진리임.